치장 아이템, 구상부터 구현까지: 스노우바운드 쉽 등불

이번 시리즈에서는 Sea of Thieves 게임 내 아이템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해적들도 시즌마다 명성을 높이고 새로운 보상을 손에 넣으시느라 바쁘시죠. 하지만 해적 엠포리움에서도 역시 매달 악마의 슈라우드 너머에서 참신한 상품들을 공수해 오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근데 이런 찬란한 배 상징과 강력한 무기 같은 것들은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혹시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게임 안 Sea of Thieves의 내부 설정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 말이에요. 누군가의 머릿속에 고안된 이런 치장 아이템은 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 여러분의 손(진짜 손은 아니지만요)에 들어오는 걸까요?

다들 이 과정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엿보고 싶으실 거예요. 그런 여러분을 위해 Rare 회사의 여러 팀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해적 엠포리움, 플런더 패스, 명성을 올려 얻는 Sea of Thieves 시즌 보상까지. 다양한 경로로 얻을 수 있는 이런 치장 아이템의 초기 구상부터 게임에서 실제로 구현되는 모습에 대해 함께 살펴보시겠습니다.

이런 내부적인 주제를 처음으로 다루는 입장에서, 저희는 어떤 아이템이 가장 적절할지 후보를 선정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논의 결과, '오브'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스노우바운드 쉽 등불'만이 첫 소재로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오브 아이템이 말이죠. 여러 플레이어분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고, 실제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저희의 유능한 아티스트와 애니메이션 제작자들마저 독특한 시련을 선사해 준 녀석이거든요.


구상

그럼 구상 단계부터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 보겠습니다. 스노우바운드 쉽 등불은 본래 시즌 5에서 획득할 수 있는 보상이 될 예정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기간에 공개된, 겨울 분위기 물씬 풍기는 다른 상품들과 같이 시즌 5에 나올 아이템이었죠. 등불이면서, 동시에 스노 글로브라는 첫 발상은 저희를 단숨에 사로잡았습니다. 다만 콘셉트 아티스트 책임자인 Victoria Hall이 회상하는 바와 같이, 그 과정은 절대로 쉽지 않았습니다.

"스노 글로브는 계절을 고려할 때 아주 자연스레 어울리는 발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걸 다른 팀으로 넘겼을 때 실제로 구현이 가능할지는 확신할 수 없었죠. 그렇게 기술 아트 팀과 긴밀하게 논의했고, 결국 작동하는 버전을 겨우 만들어 내기는 했습니다."

구상 작업은 선임 콘셉트 아티스트인 (그리고 스노 글로브에 열렬히 찬성하던) Ine T'Sjoen이 담당했습니다. 이 작업에 굉장한 애정을 보인 친구였죠.

"스노우바운드 쉽 등불은 제가 작업한 상품 중에도 제일 마음에 든 상품이에요. 그렇잖아요. 스노 글로브를 누가 싫어하겠냐고요. 물론 이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렸을 때는 살짝 의구심이 들긴 했어요. 그때까진 등불 안에 따로 이미지를 넣어 본 경험이 다들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게 과연 될까 하는 심정으로 안건을 전달했어요. 그때도 이게 많은 플레이어 여러분께 충분히 먹힐 잠재력이 있다는 것만은 확신하고 있었고요. 콘셉트 아트란 게 이런 겁니다. 엉뚱한 발상이라도 일단 제안하고 보는 거죠. 그래서인지 기술팀이 합류해서 실제로 구현 작업에 들어갔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근데 오브가 이렇게나 많은 사랑을 받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플레이어 여러분이 스노 글러브를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저조차도 과소평가한 셈이죠."

그렇게 구상을 완료한 뒤에, 오브는 명성을 올려 게임 내에서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시즌 보상 명단에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진행 보상을 결정하는 과정에는 도대체 어떤 요소가 관여하는 걸까요? 저희는 Rare 사내의 제작팀 소속인 Louise Roberts와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스노우바운드 쉽 등불이 시즌 진행 보상 목록에 올라갔다는 말은, 이 물건이 굉장히 폭넓은 이용자층을 갖게 됐다는 걸 의미합니다. 여기서 저희는 자연스럽게 오브에 어떤 역할을 기대하게 되는데요. 플레이어 여러분이 이걸 노리고 시즌 5를 진행하고 싶어 하도록 일종의 미끼 역할을 해 주길 바라는 거죠. 그래서 이런 보상 아이템에는 좀 더 재미있고 예능적인 면을 부각하는 편이에요. 플레이어 여러분이 힘들게 번 골드를 소모해서 손에 넣어야 하는 것들과는 약간 다른 성격의 아이템이니까요."

제작

콘셉트, 그리고 시즌 5 진행 보상이라는 용도가 이렇게 정해졌습니다. 이제 이 얼어붙은 등불을 게임 내에 구현하는 작업에 들어갈 차례겠네요. 아이템을 3D 모델로 구현하는 과제는 Hannah Smith와 Joachim Coppens 및 Sea of Thieves 환경 아트 팀에서 담당했습니다. 환경 아티스트 책임자인 Andy Betts와의 대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델링 작업은 의외로 순조로웠다고 하는군요.

"스노우바운드 쉽 등불 진짜 예쁘죠? 근데 사실, 그거 대부분 시각 효과 때문에 그런 거예요. 3D 제작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는 지금까지 3D 팀이 만들었던 다른 등불하고 다를 게 없었죠. 등불의 광채는 따로 효과를 넣어야 하는 부분이고, 저희는 일종의 뭐랄까, 기술팀에서 추가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텅 빈 도화지를 만들어 주면 되는 역할이었으니까요. 이 등불에서 저희가 신경 써야 했던 건 유리 표면의 디테일이 대부분이었어요. 나머지는 시각 효과 팀의 영역이었고요."

Victoria와 Andy의 언급에서 알 수 있듯이, 다음 작업은 일반적인 등불을 스노 글로브로 바꾸는 작업이었습니다. 눈이 내리는 광경, 흔들리는 배, 그리고 특유의 얼어붙은 광채를 표현하는 단계였죠. 다행히 저희 기술팀은 이 정도 수준에 금방 물러나는 친구들이 아니었습니다. 수석 기술 아티스트 Andy Catling의 소감에 의하면, 오브를 구현할 때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하는군요. 시각 효과라는 관점에서는 이게 난이도가 대폭 올라가거든요.

"이번 작업에서 사용한 셰이더가 지금까지 등불에 사용한 것 중에 가장 복잡한 구조였을 거예요. 대부분의 등불에서는 셰이더 안에 투영 효과를 넣어요. 그러면 등불 안에 어떤 이미지가 나타나는 효과를 줄 수 있죠. 평범한 등불의 경우에는 단순히 움직이는 불꽃 텍스처 정도가 전부인데요. 근데 이번 작업에서는 진짜 혼을 쏟았어요. 스노 글로브 장면을 만들자고 광선 추적 교차점 방식에 다면형 구조까지 더했으니까요.

"움직이는 층들을 겹겹이 쌓아 올렸어요. 다음엔 사인 파형을 이용해서 배하고 파도가 흔들리는 모습을 만들었고... 빛이 휘어지는 모습을 나타내려고 유리의 굴절률까지 이용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휘몰아치는 눈을 여러 겹 투영해서 그 위에 덮어씌웠어요. 거기다 등불 내부의 움직임이 플레이어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도록 계산식까지 추가했습니다. 속도를 반영해서 눈이나 다른 요소들의 흔들림을 점점 역동적으로 만드는 식으로 작업했어요."

Andy와 함께 오브 제작에 참여한 기술 아트 인턴인 Emmett Green은 여기서 또 다른 관점을 보여줬는데요.

"다른 랜턴과 마찬가지로, 오브도 운명의 불꽃에 따라 색이 변하게 만들어야 했어요. 변환 용도로 미리 설정해 둔 색상 값이 있긴 한데, 이 등불은 기본 색상부터가 다른 색이 섞이지 않은 파란색이어야 했죠. 벡터 길이를 이용해서 운명의 불꽃 색상 값이 검은색에 더 가까워지는 시점을 계산한 다음, 파란색으로 바꿨어요. 색상 사이에 밝기가 과도하게 차이 나는 문제 때문에 운명의 불꽃 색상 값 범위를 좀 더 좁게 제한했고요."

네, 이렇게 해서 상황에 따른 광원 효과가 제대로 작동하는 등불이 탄생했습니다. 이제 공식 이름을 짓는 절차가 남았군요! 이 시점까지 등불에는 임시 이름만이 붙어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느 아이템과 같이 정식으로 게임에 적용될 일만 남았으니, 이제 편집 부서에서 마법의 단어를 엮어 Sea of Thieves와 어울리는 진짜 이름을 만들어 낼 때가 온 거죠. 시즌 5에서 적절한 이름과 설명을 붙이는 작업 대부분은 설정 담당자인 Chris Allcock의 몫이었습니다. 눈과 얼음이라는 테마가 존재하는 시즌이었으니까, 이름에 관한 아이디어는 이미 차고 넘치는 상황이었고요.

"아이템 대부분은 세트로 움직여요. 즉, 이에 따른 설명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아이템의 어떤 점이 특징적이고 흥미로운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갖고 놀 수 있는지 파악하는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예를 들어볼까요. 시즌 5에서는 벨 브리게이드 세트가 등장했는데요. 잘 정돈된 군복, 연휴, 그리고 방한복이라는 테마가 명확하게 존재했어요. 덕분에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고 작업을 빠르게 마칠 수 있었죠. 물론 결정한 작업물을 다시 수정하는 일은 많지 않긴 해요. 저희가 또 한 명도 안 빼놓고 경험 많은 전문가거든요. 누가 제 창작 능력에 의문을 품는다? 그럼 배고픈 악어의 썩소를 마구 날려주곤 합니다."

평가

스노우바운드 쉽 등불을 게임 내에 구현한 뒤에는, 해적 여러분이 그걸 손에 넣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축제용 등불이 오브로 변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커뮤니티에서 오브가 컬트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하는 걸 보면서 놀랍고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섭기까지 했다니까요. Andy C는 자기 손이 닿은 물건을 사람들이 갖고 노는 모습이 정말 짜릿했다고 회상합니다.

"저희가 만든 결과물을 플레이어 여러분이 알아줄 때 기분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어요. 그걸 만들려고 진짜 혼신의 힘을 다 해서 그런지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등불 관련해서 유저분들이 올리는 글 보려고 Twitter에 거의 상주할 정도였다니까요."

Andy의 동료인 기술 아트 팀의 Emmett도 다음과 같이 맞장구를 쳐주는군요.

저 많은 플레이어들이 '오브 만세!'라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에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어떤 분이 그걸 패러디하는 Twitter 계정 만드신 것도 다 찾아봤을 정도로요. 아, 우리가 유저분들의 경험에 확실히 영향을 미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여러분께서 아이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시면 저희 역시 아이템 제작이 즐거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간 겪었던 모든 고난이 보람찼던 일로 변하는 순간인 거죠. 프로듀서인 Louise의 열렬한 반응도 확인해 보세요.

"사실, 아트 검토 관점에서도 오브는 개발 내내 호응이 좋았던 아이템이에요. 테마도 매력적이었고, 팀원들이 그걸 적절하게 구현해낸 점도 그렇고요. 사실 로어 티저 영상하고 습격 콘텐츠 방송에서 오브를 쓸 줄은 몰랐는데요. 덕분에 커뮤니티에서 오브에 주목하는 정도가 쭉쭉 올라갔다고 봐요."

다시 콘셉트 아트 팀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콘셉트 아트 팀의 Victoria도 비슷한 소감을 말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스노 글로브를 이렇게 좋아해 주실 줄은 몰랐어요! 저희도 전부터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했거든요. 좋은 평가까지 받으니 뭐 날아갈 듯한 기분이죠."

자, 여기까지 그저 그런 시즌 보상으로 구상했다가 겨울 예언의 상징까지 되어버린 오브의 탄생 과정을 짚어 보았습니다. 하지만 궁금증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네, 오브가 게임에 어떻게 등장하게 됐는지는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대체 오브가 원하는 게 대체 뭘까요? Sea of Thieves 세계관에서는 누가 오브를 만들어 낸 거고요? 설마 오브가 그 신비한 힘을 휘둘러 저희에게 이 기사를 쓰게 한 걸까요? 답을 찾기 위해 크리스를 찾아갔지만, 저희가 받은 건 정신없이 휘갈겨 쓴 쪽지 하나뿐이었습니다.

"가라앉은 유령선과 알 수 없는 연관이 있다더군요... 제가 들은 건 이것밖에 없습니다..."

아직 더 궁금한 게 있으신가요? 저희의 뉴스 섹션에서 공지와 각종 내용을 확인하세요. 새 소식 섹션에서는 모든 업데이트의 릴리스 노트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음 공식 채널들을 항해하며 매일 Sea of Thieves 관련 소식을 선점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Twitter, Facebook, Instagram, YouTube, Twitch, TikTok 그리고 공식 토론장Discord서버. 저기에서 뵙겠습니다!